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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만 은둔형 청년 13만 명, 중년 은둔형은 얼마나?

by 아침해뜬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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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隱遁)의 사전적 의미는 세상을 피하여 숨는다는 뜻이다. 고대에는 세속적인 욕망을 버리고 지혜를 찾기 위해 떠난 철학자를 일컬어 운둔자 또는 은자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래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기꺼이 은둔을 선택한다면 결코 문제 될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두려워서 어쩔 수 없이 숨어 지내야 한다면 이건 분명 사회적 문제일 수밖에 없다.
 

중년 은둔형 외톨이(출처: 다음 헤럴드경제)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는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한국에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 일본 내각부에 의하면 히키코모리가 2010년 69.6만명에서 지난해 146만 명으로 10년 동안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시는 지난 1월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의 4.5%는 고립·은둔 청년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많게는 12만9000명 정도가 은둔형 외톨이로 지낸다는 뜻이다. 그럼 전국의 통계는 어떨까? 지난 2021년도 한 언론보도 자료에 의하면 전국에 51만 명 이상의 은둔 청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서울연구원이 지난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청년(만 18~34세) 중 방 안에서 안 나가거나 인근 편의점 정도만 외출하는 ‘은둔형 고립 청년’은 전체의 2.9%로 나타났다. 100명 중 3명꼴이다. 이 중 32%는 은둔 기간이 3년 이상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전국 청년의 4.7%가 이 같은 은둔 청년에 해당된다. 연구원은 정확한 인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당 연령대(18~34세) 인구가 1089만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전국에 51만여 명의 은둔 청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조선일보 2021.10.12.자 기사 중)

 
방에만 갇혀 살아가는 '은둔 청년'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젠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은둔 청년은 길어지는 취업난(難), 승자독식의 초경쟁의 사회 분위기 등을 계기로 외부와 단절된 채 집안에 스스로 틀어 박히는 이들을 지칭하여 하는 말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취업 실패, 대인 관계 실패 등 각종 실패 경험을 은둔의 원인으로 본다. 즉, 전문가들이 말하는 은둔형 외톨이 증가 원인을 종합해 보면, 한마디로 '능력주의 사회가 빚어낸 편향된 집단문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은둔형 외톨이의 생각들 (pixabay,John Hain)

 
 
한 전문가는 초경쟁 사회가 지속되고, 좋은 직장이나 학력을 가지지 않으면 모두 ‘루저(패배자)’로 낙인찍는 집단 문화 때문에 청년들이 실패 경험을 버티기 어려우며 과거보다 취업 혹은 자기 실현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 같은 은둔형 외톨이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정의나 범위도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다. 일본후생성에 의하면 통상 6개월 이상 '사람 만남' 등의 외부 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를 '은둔형 외톨이'로 분류한다고 한다. 그러나 은둔의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은둔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사회 환경이 더 문제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때문에 은둔에 대한 원인에 대한 고찰과 사회현상에 대한 심도있는 대안마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통계조사는 39세 미만의 청년에 대하여만 시행하고 있고,  40세 이상의 경우는 통계조사에서 조차도 빠져 있다. 1인 가구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장년층의 은둔자의 숫자도 상당하리라 생각된다. 최근 통계에서 우리나라 전체 1인 가구 수는 총 716만 5,788 가구로 집게 됐다. 이들 1인 가구 숫자가 모두 은둔은 아니지만 나 홀로 생활을 하다 보면 은둔으로 빠질 위험성이 더 높기 때문에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중장년층에서 '은둔'이 나올 가능성이 더 높음을 추론해 볼 수 있다. 일본의 통계만 보더라도 청년(15~39세)층에서의 은둔과 중·장년(40~64세) 층에서의 은둔 비율이 각각 2.05%와 2.02%로 거의 동일한 수치로 조사되고 있다. 따라서 '은둔형 외톨이'의 범위를 청년층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더 확대하여 정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은둔형 외톨이는 과거 경제상황이 악화되거나 코로나19처럼 위기 상황시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던 점을 감안하면 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미래사회에는 더욱더 증가하리라 예측된다. 전국 지자체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은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청년들이 답한 '은둔 계기'가 '취업이 안되어서(41.6%)' 라고 답한 경제적 이유가 가장 많은 것처럼 본의 아니게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이 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경제적 지원이 더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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